한민일보 서울포커스 김서윤 기자 | ● 창작자의 이야기들
1945년 해방은 자유이자 대한민국 국권 회복의 모든 것인 줄 알았으나 착각이었다. 정부가 들어 서기 전의 극심한 혼돈에서 동족상쟁의 비극을 낳고 말았다. 숨 막히는 절박한 상황을 아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1948 여순, 그 날의 이야기는 역사의 기록에 묻혀 있을 뿐 점차 기억에서 사라져 간다. 어언 7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탁계석 대본가는 "작품성못지 않게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르의 융합은 물론 지역의 향토성을 적극적으로 표현 했다. 극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연극적인 대사도 사용하는 등 역사 오페라물에서 자주 지적됐던 과다한 공연 시간, 스케일의 무게감을 압축하면서도 효과적인 전달에 중점을 두었다".
오페라는 중간 휴식없이 100분이다. 여기에 서곡과 마지막 커튼콜 송을 포함하는데 아마도 지금까지의 역사물 오페라 가운데서 압축된 버전이 될 것이라며 '바다에 핀 동백'이 K오페라의 방향 제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 향토성 살리고 국악 양악, 춤, 판소리, 정가, 발레 등 장르 융합 시도
작곡가 박영란은 '현대음악, 아리아, 중창, 합창 중심, 국악과 양악의 융합, 고전 무용과 현대무용, 판소리가 등장하는 등 총체극으로서의 오페라를 만들고자 했다. 난해한 기교의 성악이나 지루한 레치타티보 보다 가창의 멜로디를 살렸고, 참혹한 아픔을 승화하기 위해서 레퀴엠 기법을 차용했다.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는 오페라를 만들고자 고심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만든 것을 비롯해 오페라 미스킴 등의 작품이 있고 다양한 기악과 관현악곡을 통해 능숙한 솜씨를 보이고 있다.
● 명예회복과 새로운 세대에 바른 역사관 심어주고 싶어
강해수 총감독은 여순 1019 창작오페라 ‘바다에 핀 동백’은 75년의 통한의 아픈 역사를 오늘에 조명하여 이유없이 죽어간 분들의 명예회복과 빠른 진상규명을 위하고 새로운 세대들에게 바른 역사관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올해 새로운 작곡과 대본으로 제작했다. 바다에 핀 동백 오페라는 다른 해와는 다르게 우리의 소리 판소리,정가,전통 국악기가 편성되어 우리만의 색다른 색갈을 만들어 보고자했다. 사뭇 관객의 반응이 기대된다. 이 한 편의 오페라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밑거름이 되고 서로의 아픔을 토닥여주고 상생하는데 기여하길 바래본다.
문정숙 예술감독은 "오페라가 ‘잊지 말고 기억하면서, 정부가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노력과 함께 우리도 용서와 화해로 가는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번 오페라를 만드는 이유이자 목적이다. 오페라 전 막은 4막 7장의 구성이다.
무대에는 극단 '이랑',여수 시립합창단ㆍ시민합창단ㆍ어린이ㆍ송영탁 배우ㆍ여수 심포니오케스트라, 25현 가야금ㆍ해금ㆍ거문고ㆍ소아쟁ㆍ장고ㆍ국악 타악기 편성입이 등장한다.
● 왜 바다에 핀 동백인가, 그 역사성은?
아픈 기억을 다시 소환하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해서다. 망각이 부를 참혹한 고통과 죽음의 반복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뜻이다. 여순 오페라 1948 ‘바다에 핀 동백’은 현대사의 비극을 오페라 무대에 올려 다큐멘터리를 뛰어 넘는 감동과 예술적 승화를 시도한 공연이다. 그러니까 해방 직후 극심한 혼란 속에서 빚어진 동족상쟁의 비극, 숨막히고 절박한 좌우 이념 대립과 갈등 상황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이 오페라에는 그 복잡하고 형언할 수 없는 역사의 상황들이 오늘의 청중에 맞게 잘 각색되어 있다.잊지 말고, 화해하고, 용서하면서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려는 제작진의 땀과 눈물, 용기, 희생된 영령들에 대한 깊은 추모와 유가족의 치유와 위안을 담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