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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여주시, ‘벚꽃 터널’에서 ‘진달래 꽃길’로 이어진 여강길을 걷는다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 축제’ 보고

 

한민일보 서울포커스 유한희 기자 | 봄꽃의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진해 벚꽃 축제’를 올해도 뉴스로 접한 이들,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 몰려든 벚꽃 관람 인파를 떠올리면 지레 질리는 이들을 위해 가까운 남한강변의 벚꽃놀이 명소를 추천한다.


낯설게 들리겠지만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축제’는 올해로 벌써 7회째다.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드라이빙 관람’이라는 묘책을 쓰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새 역사를 창조해 가고 있는 여주시의 대표적인 관광 축제다.


4월에 들어서면 모름지기 333번 지방도 벚꽃 20길(귀백리 산7번지) 1.2㎞ 도로변에 벚꽃이 만개해 벚꽃 터널을 이룰 것이다.


4월 7일에 열리는 개막 축하 공연이나 점등식 같은 행사도 볼거리지만, 여유롭고 한적한 시간에 강변을 바라보며 흐드러지게 핀 벚꽃 길을 느릿느릿 산보하는 여유야말로 ‘여주 흥천 남한강 벚꽃축제’만이 주는 최고의 매력이다.


벚꽃 보고 즐기는 상백리 ‘민물 매운탕’, 2017년 첫 축제에 10만 인파를 몰고 온 저력이 있는 만큼 손님맞이 행사를 준비하는 흥천면 지역 주민들의 열의와 애향심에서 고향의 인심을 느껴보는 것도 적잖은 기쁨을 줄 것이다. 올해도 흥천면 새마을부녀회를 비롯한 여성단체들이 참여해 여주에서 난 쌀과 채소로 만든 먹거리와 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벌써 봄날에 잃은 입맛을 유혹한다.


좀 더 특별한 음식을 찾는 이라면 ‘현지인 맛집’으로 알려진 상백 매운탕집에서 쏘가리와 빠가사리, 잡고기를 넣어 끓인 일명 ‘삼탕’을 추천한다.


강에서 통발로 잡은 민물고기 요리는 오랜 시절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단백질원이자 강이 준 추억의 음식이었다.


축제의 주 무대인 지금의 상백리는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대책지역인 데다 노령층이 다수인 마을임에도 천혜의 자연경관인 강변과 옛 고유의 풍습을 가꾸고 되살려 마을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는 단결된 힘을 보여 여러 기관으로부터 최우수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찬우물나루-여주보-영릉을 잇는 여강길 6코스, 상백2리 마을회관은 여강길 6코스(왕터쌀길)의 종착지이자 출발지다. ‘왕터쌀길’은 상백리 마을회관에서 여주보를 지나 세종대왕 능인 영릉이 있는 세종대왕역사문화관까지의 구간을 이른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이 지역은 양화천과 복하천이 남한강으로 흘러 들어오며 만들어 낸 충적평야로 여주에서도 이름난 벼농사 지역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던 자채쌀은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될 만큼 미질이 좋았다.


양화교를 건너면 강 건너편인 대신면과 이어주던 양화나루가 있던 곳이다. 이 나루에서 배를 타고 남한강 좌우를 건너다니며 비옥한 땅에서 키운 파, 조, 수수 같은 농작물을 내다 팔았다.


어느새 푸릇해진 강변의 이팝나무와 버드나무를 올려다보거나 강 건너 탁 트인 시야로 멀리 삼각산처럼 우뚝 솟은 추읍산의 위엄은 압권이다.


산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관이다. 여주보가 만들어 낸 호수 같은 남한강을 발밑에 두고 걷다 보면 옛 여주팔경으로 꼽던 ‘입암’을 만난다. ‘삿갓 바위’라는 뜻답게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인 지층으로 시간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자연경관 유적이다. 양섬을 바라보며 조금 더 발걸음을 재촉하면 세종산림욕장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자전거길과 공유한다. 자전거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500미터쯤 더 걸으면 영릉 입구에 있는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 도착한다.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여강길을 주제로 한 자연과 사람, 역사와 문화를 담은 사진을 찍어 제1회 삶이 흐르는 여강길 사진공모전에 응모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영릉 ‘진달래 숲길’에서 얻는 감동과 휴식, 드디어 마지막 순례지인 영릉이다. 흥천면 벚꽃 축제 기간에 세종대왕릉을 찾는 관람객들은 '진달래 숲길'을 걸을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에서는 4월 1일 토요일부터 9일 일요일까지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도록 세종대왕릉 홍살문 좌측 능선(3ha)을 개방한다. 수줍은 듯 숨어서 피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면 얼마나 큰 감동의 울림을 주는지 올봄에는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