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일보 서울포커스 유현민 기자 | 유엔총회의장협의회(Council of the Presidents of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UNCPGA) 전체회의가 한승수 협의회 의장(전 국무총리) 주재 하에 10월 29일~30일간 서울에서 개최됐다.
유엔총회의장협의회는 전·현직 유엔총회의장들로 구성된 협의체로, 주요 유엔 기구와의 협력 촉진, 전직 총회의장 간 소통 창구 개설, 유엔총회 활동 지원 등을 목적으로 1997년 11월 출범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제56차 유엔총회의장)는 2022년 10월 3년 임기의 유엔총회의장협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이번 전체회의에는 필레몬 양(Philémon Yang) 제79차 유엔총회의장을 포함한 전·현직 유엔총회의장 10명이 참석,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전쟁,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 주요 국제 현안과 이에 대한 유엔의 대응 방안에 관해 토의했다.
협의회 의장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10월 29일 개회식 환영사를 통해 2022년 10월 이후 유엔총회의장협의회가 여섯 차례 회의를 개최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 아울러, 한 전 총리는 최근 다자주의가 쇠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이 국제협력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점을 강조하면서, 유엔을 중심으로 다자주의가 강화될 수 있도록 유엔총회의장협의회가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필레몬 양 제79차 유엔 총회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의 환대에 깊은 사의를 표하고, 오늘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금번 전체회의를 계기로 전직 유엔총회의장들의 경험과 지혜를 배우고자 한다고 했다. 양 총회의장은 제79차 유엔총회 슬로건을 ‘다양성 속의 단결(Unity in diversity)’로 정했다고 설명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유엔 차원의 연대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은 축사에서 국제사회가 직면한 글로벌 과제 극복을 위해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유엔총회의장협의회가 전·현직 유엔총회의장들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유엔의 활동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강 차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여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중대한 안보 위협을 야기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북한의 지속되는 위협에 맞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협의회는 양일간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전쟁, 인공지능 등에 대한 주제별 토의를 진행했다. 전·현직 유엔총회의장들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중동 지역의 무력충돌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휴전을 통해 역내 긴장이 완화되고 인도적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나가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또한,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속히 종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또한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영향 등을 논의하고, 신기술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최근 러-북 군사협력으로 인해 국제 평화와 안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10월 30일 판문점을 방문하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아울러, 유엔총회의장협의회는 점증하는 다중 위기 속에서 유엔 회원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엔총회가 다자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유엔총회의장실과 소통하면서 더욱 활발히 활동해나가기로 했다.
유엔총회의장협의회는 금번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의 중단을 촉구하고, 다자주의 수호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서울 선언(Seoul Declaration)’을 채택했다. 특히, 동 선언에서 유엔총회의장협의회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