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피운 보훈의 꽃’수성구, 나야 대령 기리는 추모식 개최

  • 등록 2025.06.08 16:11:10
크게보기

유엔군 참전용사 추모와 국제 연대의 장 열려

 

한민일보 서울포커스 김윤희 기자 | 대구 수성구는 제70회 현충일을 맞아 6월 6일 오전 9시, 범어공원에서 ‘나야대령기념비 참배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참배식은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이라는 슬로건 아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하여 귀중한 생명을 바친 고(故) 우니 나야 대령(Colonel Unni Nayar)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우니 나야 대령은 1912년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팔리 마을에서 아홉 형제 중 한 명으로 태어나 언론인으로 경력을 시작해 종군기자로 활동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한 그는 버마(현 미얀마) 전선과 북아프리카 등에서 활약 후 유엔 인도 대표단의 일원으로 1950년 7월에 한국으로 파견됐으며, 그해 8월 12일 왜관지구 전선을 시찰하던 중 지뢰 폭발 사고로 순직했다.

이날 참배식에는 특별히 미국에서 방한한 나야 대령의 딸 파바시 모한 박사(Dr. Parvathi Mohan)와 가족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인선 국회의원, 아시시 가이롤라 주한인도대사관 국방무관,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 김대권 수성구청장, 조규화 수성구의회 의장 및 의원, 지역 보훈단체장과 회원, 지역 주민 등 150여 명이 함께하며, 유엔군 참전 용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행사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묵념, 유족과 주요 내빈들의 헌화·분향, 추념사, 헌시 낭독, 현충일 노래 제창,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파바시 모한 박사(Dr.Parvathi Mohan)와 가족은 인도 전통 등불 의식인 ‘판차디야(Panch Diya)’를 진행해 고인을 기리고 평화를 기원했다.

파바시 모한 박사는 추념사를 통해 “아버지께서 순직하신 후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셨던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받들어 다시 이곳을 찾았다”며 “한국과 인도의 깊은 인연과 따뜻한 환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회를 전했다.

이번 현충일 행사는 지역사회와 기업, 국제 유족 간의 연대가 돋보인 자리였다. 6월 6일 수성구청 공식 환영식에서 ㈜아진산업 서중호 대표이사가 2,700만 원의 성금을 전달하여 유엔군 희생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한 보훈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더했다.

서 대표는 “이국을 위해 헌신한 유엔 참전용사의 유족이 먼 길을 찾아온 것에 감격했고, 이번 성금이 인도를 비롯한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파바시 모한 박사 가족도 한국 지역 아동을 위한 성금 2,500달러를 기탁했다. 수성구는 유족들에게 인도 민화가 그려진 스카프, 나전칠기 쌍합, 고급화선 부채 등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유족 방문 기간 동안 수성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따뜻한 환대를 이어갔다. 6월 5일, 유족들은 한국전통문화체험관에서 다례 시연과 체험을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느꼈고, ‘박물관 수’에서 인도 민화 전시를 관람한 뒤, 간송미술관을 방문해 풍부한 문화체험 활동에 참여했다. 또한 6월 6일 오후,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파바시 모한 박사와 그의 아들 아디티아 모한이 특별 시구·시타자로 초청됐다. 이들은 고(故) 우니 나야 대령의 숭고한 헌신과 한·인도 간 우정을 기리는 의미로 마운드에 올라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후 수성못 둘레길을 산책하는 힐링 투어도 진행됐으며 유족들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나야 대령과 유족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을 기억하며 한국과 인도 간 우호를 더욱 공고히 하고 보훈 문화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성구는 이번 참배식을 계기로 한·인도 간의 우의를 더욱 견고히 하고, 지역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국제적 연대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김윤희 기자 a38856577@gmail.com
Copyright @한민일보 Corp. All rights reserved.

경기본사 :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가천중앙1길64, 106호 | 대표전화 : 1588-1058 | 팩스 : 031-691-6088 서울본부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 122. 4층 404호 | 전화 : 1588-1058 | 팩스 : 031-691-6088 법 인 명 : 주식회사 한민신문사 | 제호 : 한민일보 | 사업자번호 : 815-88-01919 등록번호 : 경기, 아52684(등록일 : 2017-03-06) / 경기, 가50089(창간일 : 2005-07-07) / 안성, 라00028(등록일 : 2017-01-09) 발행인겸 대표 : 유한희 | 편집국장 : 김윤이 ,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성훈 한민일보 서울포커스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한민일보 서울포커스. All rights reserved.